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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Motivation Monday - 생각²

[미식 로드] 우월: 한우 오마카세.

18 JAN. 21.
written by Jang D.S.
No. 03M21

※ 이 글은 식사비를 결제한 뒤, 제공 받은 서비스를 다루었습니다. ※


미식 로드 2021, 시작.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정부에서 대비책이라고 무분별한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 대비책이 말썽이죠, 입맛에 맞춰 골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이 까닭에, 요식업계를 포함한 여러 개인 사업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5명 이상 집합 금지, 밤 09시 통금 등 정부 입맛에 맞춘 방역 대책으로 시민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맛있는 식당을 다니기도 상당히 어려워졌어요. 2020년,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의 두 레스토랑 '페트루스'와 '고든 램지'를 필두로 시작한 '미식 로드'를 이어 가기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아주 가끔이지만, 상황을 보면서 미식 로드를 꾸준히 이어 가 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2021년 첫 미식 로드는 '한우 오마카세'입니다.

 

인생 첫 한우 오마카세.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자리한 '우월'에서 처음으로 한우 오마카세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68길 11, 지하 1층에 위치한 한우 오마카세 레스토랑인 우월은 유명한 곳이죠.

 

오마카세라 하면, '맡기다'라는 뜻을 가진 '마카세루(任せる)'의 명사형 '마카세(任せ)'의 앞에 존경형 접두사 '오(お)'를 붙여 형성된 단어라 합니다. 즉, 셰프에게 그날 먹을 요리를 맡긴다는 뜻으로, 셰프의 재량에 따라 여러 재료를 선택해서 제공받는 형태의 식사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오마카세는 스시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셰프의 재량에 맞추어 여러 재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셰프는 고객 취향을 신경써서 좋은 재료를 준비하죠. 그 만큼 가격 역시 높은 편입니다.

 

스시뿐만 아니라 한우에도 오마카세가 제공됩니다. 셰프가 한우를 부위에 맞추어 제공하고, 서버가 직접 알맞게 구워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 형태를 한우 오마카세라 합니다.

 

한우 부위를 설명해 주기 위해서, 작은 소 모형이 있습니다. 등심, 안심, 갈비 등 익숙한 부위 뿐만 아니라 여러 특수 부위도 함께 제공해 주죠. 그럴 때마다 서버가 작은 소 모형으로 설명해 주기 때문에, 서비스의 질 역시 상당한 편이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맛있는 요리의 기다림.

안내 받은 자리에 들어가면, 세 가지 소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왼쪽부터 '히말라야 핑크 솔트', '트러플(truffle) 솔트', '훈연 소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기가 준비되기 전에 한 번씩 맛을 보았는데, 각 소금마다 특별한 맛과 향이 다른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위에 맞추어 어울리는 소금을 찍어 먹을 수 있죠.

 

특히, 트러플 솔트는 굉장히 감미로운 향이 났기 때문에, 감질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푸아그라(foie gras), 캐비어(caviar), 그리고 샥스핀(shark's fin)과 함께 세계 4대 진미에 속하기 때문에, 그 향만으로도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이미 향신료만으로도 신경을 쓴 게 충분히 느껴졌죠.

 

'우월'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기.

본격적으로 고기가 준비됩니다. 안심, 등심, 치마살 등 다양한 부위를 준비해 주시죠. 각각의 부위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신 뒤, 구우면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십니다. 직접 구워 주시고, 내부 온도를 맞추어서 레스팅까지 해 주시기 때문에, 고기를 구울 필요도 없이 기다렸다가 바로 먹으면 됩니다. 완벽한 미디움(medium), 또는 미디움 레어(medium rare) 등으로 구워 주시기 때분에, 고기를 굽기 어려워 하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가 없죠.

 

고기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마치 전통 프랑스 요리로 치면 '아뮤즈-부쉬(amuse-bouche)'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비체(ceviche)'가 나옵니다. 본래 해산물을 얇게 썰어 데쳐낸 뒤, 차갑게 하여 상큼하게 먹는 요리지만, 한우 오마카세답게 한우로 만들었죠.

 

육향이 강한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해산물의 느낌을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해산물의 향 대신 한우의 향을 제대로 느끼면서도, 동시에 상큼한 채소가 가득하기 때문에 산뜻하게 코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잘게 썬 채소 하나하나 맛을 느끼면서도 산미를 추가하여 개운하게 먹을 수 있죠.

 

본격적으로 고기와 사이드가 나옵니다. 처음 나온 고기는 안심(tenderloin)이죠.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곳이기 때문에, 미디움 레어로 부드럽게 구워 준비해 주십니다. 때문에 잘게 썰어 소금에 찍어 먹으면 아주 부드럽게 녹아 사라지죠.

 

무엇보다 편했던 점은 고기를 구울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동시에, 굽기 정도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오죠. 특히, 고기뿐만 아니라 가리비나 랍스터 등의 해산물도 전통적인 방법대로 시어링한 뒤 버터로 베이스하는 방법을 선호하기 때문에, 굽기 정도를 신경쓰는 게 어렵죠. 이런 고민 없이 익혀 주시는 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은 아주 편리했습니다.

 

안심 다음으로 나오는 고기는 등심(sirloin)입니다. 안심보다 조금 더 기름진 부위이기 때문에, 보다 풍성한 맛을 기대할 수 있죠. 미디움 레어로 구워, 고기 안쪽 지방까지 고소하게 녹여냈기 때문에, 소고기 특유의 맛을 기대할 수 있죠.

 

총 다섯 부위가 나오지만, 고기에 대해 설명을 다 하고 있으면 너무 길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적당히 각설하고, 사이드로 제공된 음식과 함께 종합적인 설명을 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기는 더욱 전문가 분들도 많으실 테고, 식당에 방문해서 직접 서버의 설명을 들으며 먹는 게 가장 좋을 테니 말이죠.

 

사이드 디쉬 역시 훌륭합니다. 안심과 등심을 먹고 나면, 더덕을 양념에 재워 구워낸 사이드 디쉬가 제공되죠. 아래 양배추와 함께 쌈을 싸 먹는 것처럼 먹으면 됩니다. 위쪽의 깨와 쪽파 등 여러 향을 내는 재료가 있기 때문에, 더덕의 향과 함께 잘 어우러집니다.

 

따뜻하게 구워낸 더덕은 굉장히 맛있습니다. 약간 달큰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일품이죠. 전형적인 '어른의 맛'이지만, 고기 사이에 나왔기 때문에 입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또 가지 멘보샤도 나옵니다. 일반적인 멘보샤와 달리, 양쪽에 빵 대신 가지를 썼죠. 흔히 가지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재료이고, 상당히 두껍게 썰어 넣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덜 익으면 푸석푸석한 느낌이 들 수 있었기에 상당히 걱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 입 먹는 순간, 걱정을 한 게 허탈하게 느껴질 정도였죠. 너무나도 부드럽고, 버섯과 새우 속살과 잘 어우러지죠. 뿐만 아니라 버섯 육수와 고추 기름으로 베이스를 낸 스프가 굉장히 깊은 맛을 냅니다.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맛과 향을 내기 때문에, 정말 맛있는 요리로 기억에 남습니다.

 

'우월'의 제비추리와 트러플.

고기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특수부위 가운데 한 가지였습니다. 제비추리 위에 트러플 가루와 트러플 절임을 올려 주셨죠. 고기의 맛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아름다운 향을 내죠. 트러플 가루, 트러플 절임, 그리고 트러플 솔트와 함께 먹다 보면 향에 취하게 되죠. 이 때 느낀 점은 단 한 가지: "신발에도 트러플을 올리면 맛있을 것이다,"였습니다. 혹자는 "튀김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고 하지만, 여기에 더해 트러플을 올려도 맛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부족하지 않게 음식과 고기가 나옵니다. 고사리를 베이스로 한 파스타도 나오죠. 고사리와 취나물 등 나물을 베이스로 하고, 동시에 치즈 등 여러 재료를 활용해서 베이스부터 면과 가니쉬까지 모두 훌륭합니다.

 

특히, 면과 가니쉬를 모두 먹고 난 뒤, 아래 남아 있는 소스도 고사리와 버터를 베이스로 했기 때문에 매우 깊은 맛을 냅니다. 제가 프랑스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한 가지가 바로 '소스'인데, 이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 만큼 훌륭한 소스입니다. 뿐만 아니라 생 나물과 장아찌가 함께 나오는데, 산뜻한 맛과 향을 함께 즐길 수 있었죠.

 

여기서 끝날 줄 알았지만, 마지막으로 식사가 함께 제공됩니다. 덕분에, 배가 터질 만큼 배부른 식사가 가능하죠.

 

깻잎과 튀긴 팽이버섯을 곁들인 볶음밥과 함께 한우 순두부 찌개가 함께 나옵니다. 튀긴 팽이버섯의 맛과 식감이 매우 훌륭하고, 깻잎의 은은한 향이 더해져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우 순두부 찌개는 육개장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다만, 훨씬 얼큰하고 구수한 맛을 냅니다. 달달한 팽이버섯과 함께 얼큰한 순두부를 먹을 수 있죠. '단짠단짠'의 조합을 이루어 냈습니다.

 

'우월'의 디저트.

디저트는 티라미수입니다. 가장 안쪽에는 떡을 넣어 쫄깃한 식감을 더했습니다. 크림을 얹은 뒤, 코코아 크럼블 등으로 바삭함을 냈습니다. 마치 '밭'을 연상시키죠. 마무리는 당근 초콜릿으로, 미적 감각을 더했습니다. 식감뿐만 아니라 달콤하고 풍부한 맛을 냅니다.

 

한우 오마카세를 맛볼 수 있는 '우월'은 인당 15만 원입니다. 꽤 비싸죠, 거진 미쉐린 1스타 이상의 가격을 보여 줍니다. 때문에, 그 만큼의 값어치를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었습니다. 그리고 고기의 양이 많아 보이지 않기도 했죠. 그러나 이런 걱정은 넣어 둬도 됩니다. 정말 배불리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맛도 훌륭합니다. 질 좋은 고기의 맛과 함께 아름다운 요리, 서비스를 모두 누릴 수 있죠. 오마카세의 특성만 아니라면, 미쉐린 가이드는 충분히 뛰어넘는 서비스를 보여 준 것 같습니다.

 

Reference.

1) Jang, D.S.

더보기

Figure 1. Jang, D.S. (2021). "우월 외관."
Figure 2. Jang, D.S. (2021). "우월의 작은 소 모형."
Figure 3. Jang, D.S. (2021). "우월의 소금."
Figure 4. Jang, D.S. (2021). "우월의 한우 오마카세."
Figure 5. Jang, D.S. (2021). "우월의 한우 세비체."
Figure 6. Jang, D.S. (2021). "우월의 안심."
Figure 7. Jang, D.S. (2021). "우월의 등심."
Figure 8. Jang, D.S. (2021). "우월의 더덕 구이."
Figure 9. Jang, D.S. (2021). "우월의 가지 멘보샤."
Figure 10. Jang, D.S. (2021). "우월의 트러플을 곁들인 제비추리."
Figure 11. Jang, D.S. (2021). "우월의 파스타."
Figure 12. Jang, D.S. (2021). "우월의 식사."
Figure 13. Jang, D.S. (2021). "우월의 디저트."

 

Copyright 2021. Jang D.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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