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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Motivation Monday - 생각²

런던 추억 2. [미식 로드] 고든 램지 레스토랑.

20 JUL. 20.
written by Jang D.S.
No. 30M20

※ 이 글은 영현대 19기 제10차 개인 미션으로 기획한 내용을 수정한 글입니다. ※
(현대자동차에서 제공한 활동비 가운데 일부를 레스토랑 결제에 사용했습니다.)


런던에서 맛있는 음식 찾기.

흔히, 영국의 음식은 맛이 없다고들 하죠. 반면, 도버 해협을 건너면 만날 수 있는 프랑스는 미식의 나라라고 떠받들곤 합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국이라고 해서 맛 없는 음식만 가득한 건 아닙니다. 그 중에서, 이번에는 런던에서 만난 특별한 음식에 대해 소개를 해 드리고자 합니다.

 

음식의 불모지인 영국에, 혜성처럼 한 셰프가 나타났죠. 아마, 요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 즈음은 들어 봤을 법한 이름, 고든 램지(Gordon James Ramsay Jr.)입니다. 만53세, 1966년생 셰프 램지는 대영제국 훈장을 수여 받고, 2001년부터 미쉐린 스타를 꾸준히 유지해 오고 있는 스타 셰프죠. 미쉐린 스타 한 개를 받아서 계속 유지하기도 매우 어려운 일인데, 여러 식당에 미쉐린 스타들을 계속 유지해 오고 있는 걸 보면 음식과 경영 철학이 매우 훌륭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셰프 램지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의 이름과 간략한 위치는 아래 접힌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보기

1. Restaurant Gordon Ramsay (⭐⭐⭐, 영국 런던)
2. Pétrus (, 영국 런던)
3. Le Pressoir d'Argent (, 프랑스 보르도)
4. Gordon Ramsay au Trianon Palace (, 프랑스 베르사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 셰프의 고향, 영국 런던에 갔는데, 그의 식당에 안 가 볼 수는 없죠. 그래서 예약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2019년 12월 31일 출국이었지만, 레스토랑 예약은 2019년 10월에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 연초였기 때문에, 순식간에 예약이 가득 차 버렸습니다.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매진되어 버리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죠. 그렇게 런던 두 군데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모두 예약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페트루스.

페트루스 외관

 

페트루스(Pétrus)는 런던 벨그라비아(Belgravia)에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처럼 복잡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조용하고 아기자기하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못콤 스트리트(Motcomb St.)를 따라 걷다 보면, 저녁에 아름다운 조명이 길을 밝혀 주기도 합니다.

 

음식도 굉장히 훌륭합니다. 저녁을 기준으로, GBP95(약 15만 원)의 알라 카르트(à la carte)와 GBP120(약 18만 원)의 프리스티지(prestige)로, 총 두 가지 메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알라 카르트 메뉴는 3개의 요리가, 프리스티지 메뉴는 6개의 요리가 코스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알라 카르트는 스타터, 메인, 디저트를 각각 4개 요리 가운데 하나씩 선택할 수 있는 반면, 프리스티지 메뉴는 단일 메뉴로 정해진 요리가 나옵니다. 각각의 구성은 시즌 별로 바뀌죠.

 

모든 고객은 미리 예약한 고객이죠. 따라서, 웨이터를 따라 지정된 테이블로 안내 받게 됩니다. 식전 빵인 사워도우(sourdough)와 함께, 아뮤즈-부쉬(amuse bouche)가 나옵니다. 아뮤즈-부쉬는 한 입거리 차가운 요리를 뜻하는데, 대개 과일이나 허브 등으로 상큼하게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죠.

 

사진에서 보이는 아뮤즈-부쉬는 상큼한 베르주(verjus) 포도를 얇게 저며 올린 병아리 콩 타르트와, 연어와 허브를 올린 검은 트러플(truffle) 콩테(comté)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사진에 나오지 않았지만, 구운 양파로 만든 콩소메(consommé)가 함께 제공됩니다.

 

맛있는 아뮤즈-부쉬를 먹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스타터가 나오게 됩니다. 만약, 미리 예약할 때 알라 카르트 메뉴를 선택했다면, 레스토랑에 도착한 뒤 선택해서 주문한 요리가 준비되어 나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셰프 램지는 평소에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가리비 관자를 자주 사용해 왔기 때문에, 꼭 한 번 먹어 보고 싶었습니다. 영국 오크니(Orkney) 지방에서 공수해 와 구워 낸 가리비 관자 아래에는 다시마와 베이컨이 숨어 있습니다. 그 주변을 달걀 사바용(sabayon) 소스로 두른 아름다운 스타터입니다. 가리비 관자와 다시마의 부드러운 향이 어우러지면서 해산물 특유의 풍미가 더해지고, 달걀 사바용 소스는 담백한 식전 스프 역할도 하죠.

 

가리비 요리의 뒤를 잇는 메인 코스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벨트 갤러웨이 소의 꽃등심 요리입니다. 미디엄 레어로 완벽하게 구워 낸 꽃등심의 곁으로 구운 양파(alliums)와 통 후추, 그리고 레드 와인을 베이스로 한 소스가 예쁘게 플레이팅되어 나옵니다.

 

특히, 요리와 소스를 따로 준비해서, 서빙하며 웨이터가 소스를 부어 줍니다. 이렇게 하는 까닭은, 레스토랑 팬트리에서 직접 기른 허브의 어린 잎과 싹을 따뜻한 소스와 함께 서빙할 경우, 허브가 익으면서 음식의 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찰나의 순간에 바뀌는 향까지도 신경을 써 주는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의 품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디저트로는 페트루스의 시그니처, '블랙 포레스트(black forest)'가 나왔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마치 숲 속의 한 풍경을 보는 것과 같이 아름다운 디저트입니다. 초록과 빨강의 조화가 정말 예쁘죠.

 

체리로 담근 키르시 무스(kirsche mousse)와 함께, 모렐로 체리로 만든 소르베(sorbet)로 구성된 초콜릿 베이스의 디저트입니다. 체리는 물론, 초콜릿으로 표현해 낸 나뭇가지와 더불어, 위에 올라간 꽃 하나까지도 모두 먹을 수 있습니다. 달콤하게 절인 체리는 진한 초콜릿 케이크 풍미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문자 그대로 황홀한 디저트입니다. 특히, 달콤한 체리와 초콜릿 곁으로 상큼한 소르베가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그런데 이 날, 셰프로부터 코스에 없던 두 가지 디저트를 선물 받았습니다. 메인 디저트인 블랙 포레스트가 나오기 전, 첫 번째 디저트로 블랙 커런트 바이올렛 샴페인이 나왔습니다. 페트루스 런치 메뉴에만 제공되는 디저트였죠.

 

하얗게 보이는 건 샴페인 거품입니다. 거품 안쪽으로는 블랙 커런트가 들어 있죠. 블랙 커런트의 새콤하면서 상큼한 맛과 함께, 샴페인의 달달하면서도 톡 쏘는 청량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맛의 디저트였습니다. 특히, 거품인데도 터지지 않고 쫀쫀하게 유지된 채 플레이팅해서 서빙하는 게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디저트였습니다.

 

블랙 포레스트를 먹고 난 다음으로는 레몬 파르페(parfait)가 나왔습니다. 역시, 런치 메뉴에서 제공되던 디저트였죠. 요거트와 파르페를 맨 아래에 두고, 위쪽에는 꿀로 만든 가니시 위에 레몬 타임(lemon thyme)의 어린 잎과 꽃으로 장식한,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디저트죠.

 

먹는 방법도 꽤 특이합니다. 위에 올려진 가니시를 잘게 부숴서 요거트와 파르페를 한 번에 담아 먹어야 하죠. 그렇게 먹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레몬 타임의 신선한 향과 레몬의 상큼함을 느낄 수 있죠. 정교한 무늬의 가니시와 함께, 핀셋으로 한 잎 한 잎 올려진 레몬 타임 잎을 보며, 황홀함마저 느낄 수 있죠. 이렇게 아름다운 디저트가 끝나면, 식후 커피나 차를 내 오고, 훌륭한 미쉐린 1 스타 식사가 끝나게 됩니다.

 

레스토랑 고든 램지.

레스토랑 고든 램지 외관

 

레스토랑 고든 램지(Restaurant Gordon Ramsay)는 셰프 램지의 식당 가운데 이름은 딴 가장 유명한 곳이죠. 그리고 미쉐린 스타를 세 개나 보유하고 있는 훌륭한 일류 레스토랑입니다. 이 곳 역시 GBP130(약 20만 원)의 알라 카르트 메뉴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일곱 가지 코스 요리가 나오는 GBP160(약 25만 원)의 프리스티지 메뉴가 함께 제공됩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연말, 새해 등 기념일 전후로는 프리스티지 메뉴 또는 시즌 특별 메뉴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두 메뉴 모두 알라 카르트 메뉴보다는 가격이 훨씬 높지만, 다양한 요리가 제공되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해 보자면, 아뮤즈-부쉬부터 남다릅니다. 훌륭한 작은 요리가 굉장히 다양하게 제공되기 때문이죠. 코스 요리 전, 감귤 폰즈(ponzu)와 들깨종(shiso)을 곁들인 부시리(hiramasa kingfish)가 나옵니다. 얼음처럼 차갑게 식힌 유리 위에 사람 수대로 서빙되는데, 아주 담백한 맛을 내죠.

 

생선 요리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최근에 셰프 램지가 런던에서 개업한 퓨전 일식 '럭키 캣(Lucky Cat)'에서 모티브를 따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식을 베이스로, 아주 맛있게 아뮤즈-부쉬를 만들어 내 왔죠. 하지만, 레스토랑 고든 램지의 훌륭한 아뮤즈-부쉬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겨울철 견과류를 가득 올린 타르트도 함께 제공됩니다. 미쉐린 스타 하나를 유지하고 있는 페트루스와 비슷한 메뉴죠. 타르트 위쪽으로는 다양한 견과류를 올려 맛을 더했고, 작은 꽃과 허브 잎을 핀셋으로 플레이팅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습니다. 겨울철에는 견과류를 올려 주지만, 다른 시즌에는 타르트 위에 올라가는 재료가 바뀐다고 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생선 알을 올린 카나페(canape)도 함께 나옵니다. 한식에서 접하기 어려운 요리 방법을 사용해서 아뮤즈-부쉬를 꾸렸을 뿐만 아니라, 한 입거리 작은 요리를 제공할 때도 맛과 향, 그리고 플레이팅까지 아름답게 제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마치, '미쉐린 스타를 받고 싶으면, 이 정도 노력은 들여야 되지 않겠어?' 하며 한 수 가르침을 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대개 아뮤즈-부쉬와 같은 요리는 메인 요리에 사용되고 남는 자투리 재료를 사용해서 숫자를 늘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레스토랑 고든 램지에서는 남는 식재료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요리를 제공해 주면서 특별함을 더했죠. 뿐만 아니라, 아뮤즈-부쉬 이후 따라 나오는 에피타이저와 정말 잘 어울리죠. 연달아 나오는 아뮤즈-부쉬와 에피타이저는 입맛을 돋워 줄 뿐만 아니라 굉장히 맛있어서, 이후에 나올 음식까지도 한껏 기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직 코스는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뮤즈-부쉬에 감탄하고 있을 때 즈음, 오르되브르(hors-d’œuvre)가 나옵니다. 오르되브르 역시 아뮤즈-부쉬와 거의 같은 개념입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은, 따뜻한 요리가 서빙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전채요리보다는 식사에 조금 더 가까워진 요리로 볼 수 있죠.

 

오르되브르로 나온 요리는 베이컨을 곁들인 달걀 요리가 나왔습니다. 굉장히 특별하게도, 달걀 껍데기와 건초를 플레이팅에 사용해서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면모를 뽐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함께 제공된 브레드 스틱으로 달걀, 베이컨과 허브를 저어서 먹을 수 있죠. 브레드 스틱을 다 먹고 나면, 작은 숟가락으로 떠 먹을 수 있어, 먹는 재미까지도 높인 요리입니다.

 

뒤이어 나오는 요리는 본격적인 코스의 시작을 알려 줍니다. 바로 푸아그라(pressed foie gras)죠. 모과, 호두, 훈제 오리 등을 곁들인 푸아그라는 잡내가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굉장히 부드러워서 씹지 않아도 혀 위에서 녹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푸아그라를 접하기 전에는, 거위의 간 요리라고 해서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먹어 보면 정말 맛있어서 황홀한 느낌마저 들게 됩니다. 굳이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아도, 포크로 가볍게 잘릴 만큼 부드럽고 굉장히 맛있었죠.

 

다음으로 만날 수 있는 요리는 라비올리(ravioli)입니다. 하지만, 간단한 라비올리도 레스토랑 고든 램지에서는 단순하지 않죠. 특별한 경험을 시켜 주는 시그니처이자, 가장 인기 있는 스타터라고 소개 받은 라비올리 속에는 랍스터, 가시발 새우(langoustine), 연어와 함께, 수영(sorrel)을 베이스로 한 소스가 제공됩니다.

 

각종 해산물을 완벽하게 요리해서 라비올리 속을 채워 넣었는데, 덕분에 조금씩 잘라 소스와 함께 입에 넣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것처럼 완벽한 식감을 높여 주죠. 특히, 수영 잎과 소스에서 식물 향이 진하게 나는데, 해산물의 바다 향과 어우러져 특별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뒤따르는 세 번째 코스 요리이자, 첫 번째 메인 요리는 콘월(Cornwall) 지방에서 잡은 넙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광어라고 부르는 생선이죠. 여기에 셀러리악(celeriac), 검은 트러플, 헤이즐 넛, 그리고 육수(jus gras)가 나오죠. 포크로 누르면, 살결대로 잘릴 정도로 매우 부드럽습니다.

 

넙치는 영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의 주 재료입니다. 때문에, 런던에서 매우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죠. 하지만, 함께 요리된 재료들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피시 앤 칩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훌륭한 맛을 냅니다.

 

생선의 뒤를 잇는 네 번째 코스이자, 두 번째 메인 요리는 구운 비둘기 요리입니다. 비트(beet) 뿌리, 절인 블랙베리, 그리고 버터에 구운 푸아그라가 함께 나옵니다.

 

비둘기 요리를 주문하면, 비둘기 반 마리를 먹을 수 있게 준비됩니다. 가슴살은 절인 과일, 소스, 그리고 푸아그라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팬에 구워 나오죠. 하지만, 다리살은 거의 튀기다시피 바싹 구워, 메밀을 비롯한 다양한 견과류와 함께 꼬치처럼 먹을 수 있도록 플레이팅되어 나옵니다.

 

메인 코스에서 프리스티지 메뉴와 알라 카르트 메뉴가 갈립니다. 프리스티지 메뉴는 알라 카르트 메뉴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다섯 가지 메인 요리 가운데 두 가지를 먹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메인 요리는 넙치 구이로 정해져 있지만, 두 번째 요리는 비둘기 요리를 선택하거나, 컴브리아(Cumbria) 지방의 블루 그레이 품종의 소고기 꽃등심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죠.

 

주문할 때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페트루스에서 이미 소고기 꽃등심의 맛을 봤고,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접할 수 없는 비둘기 요리를 일부러 선택해서 먹어 봤습니다. 굉장히 모험적인 도전이었지만,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메인 요리가 끝나면, 다섯 번째 코스 요리부터는 디저트가 시작됩니다. 첫 디저트는 수프라고 안내 받았지만, 실제로 받아 든 음식은 수프보다는 오히려 슬러시에 가까웠습니다. 파인애플과 라임 등 상큼한 과일을 갈아 낸 주스 위로 코코넛 가루를 뿌린 달콤한 음료가 긴 유리 잔에 유리 빨대를 꽂아 나옵니다.

 

긴 유리 잔은 아름답고 매끈합니다. 설거지하기는 매우 불편할 것 같죠. 어떻게 준비했는지 모르지만, 지문 하나 없이 완벽합니다. 특히, 유리라 절대 세게 씹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합니다.

 

뒤이어, 여섯 번째 코스 요리로 소르베가 나옵니다. 클레멘타인(clementine)이라 부르는 작은 귤 같은 과일을 갈아 만든 소르베 위에 레몬 타임 잎을 얹어 플레이팅한 디저트는 맛뿐만 아니라 색조 대비를 통한 시각적인 효과마저 훌륭하게 구현해냈죠.

 

특히, 라임과 귤 등 상큼한 과일을 두 디저트에 연속으로 배치해 줘서, 앞서 접한 음식들의 잔향을 입에서 깨끗이 씻어내 줍니다. 물론, 메인 요리의 음식들 역시 굉장히 맛있어서, 향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긴 하지만 말이죠.

 

일곱 번째 코스 요리, 드디어 마지막 디저트는 그랑크뤼(grand cru) 75% 초콜릿입니다. 커피 아이스크림, 그랑크뤼와 마데이라(madeira) 와인, 그리고 코코아 씨앗과 함께 금을 곁들인 이 디저트는 달콤쌉쌀한 커피의 맛과 향, 초콜릿, 그리고 알싸한 와인의 조화로, 앞서 먹은 모든 음식의 향을 조용히 사그라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 뒤로, 코스 외 디저트인 생강 빵, 젤리, 초콜릿을 끝으로 꿈만 같은 훌륭한 식사가 모두 끝나게 됩니다. 영국 각 지역의 특산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맛있고 신선한 식사를 경험할 수 있죠. 특히,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설 때, 레스토랑 고든 램지의 로고가 박힌 작은 상자에 담긴 초콜릿을 선물로 나누어 줍니다.

 

명불허전 고든 램지.

말할 필요도 없겠죠. 셰프 램지와 그가 직접 길러 낸 제자들이 연구하고 만들어낸 요리는 굉장히 훌륭하고 맛있었습니다. 특히 가장 유명하고, 미쉐린 스타를 받은 영국의 두 레스토랑을 방문해 보고 나서, 셰프 램지의 철학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인 만큼, 예약하기는 매우 어렵고, 가격도 꽤 부담이 됩니다. 기본 메뉴의 가격에 물 또는 탄산수의 가격, 12% 가량의 서비스 요금까지 포함하면, 페트루스의 경우 인당 16만 원, 레스토랑 고든 램지의 경우 인당 27만 원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미쉐린 가이드가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이 곳은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만약, 영국 런던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하루 즈음은 셰프 램지의 식당을 예약해서 사랑하는 가족, 연인, 또는 친구와 특별한 식사를 해 보는 건 어떨까요? 런던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할 수 있을 겁니다.

 

Reference.

1) Jang D.S.
2) 레스토랑 고든 램지 페이스북 공식 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RestaurantGordonRamsay/)

더보기

1. Jang D.S., 2020, "페트루스 외관".
2. Jang D.S., 2020, "페트루스 아뮤즈 부슈 (병아리콩 타르트, 검은 트러플 콩테)".
3. Jang D.S., 2020, "페트루스 스타터 (구운 가리비 관자)".
4. Jang D.S., 2020, "페트루스 메인 (벨트 갤러웨이 소 꽃등심)".
5. Jang D.S., 2020, "페트루스 디저트 (블랙 포레스트)".
6. Jang D.S., 2020, "페트루스 셰프의 선물 1 (블랙 커런트 바이올렛 샴페인)".
7. Jang D.S., 2020, "페트루스 셰프의 선물 2 (레몬 파르페)".
8.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외관".
9.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아뮤즈 부슈 1 (부시리)".
10.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아뮤즈 부슈 2 (견과류 타르트)".
11.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아뮤즈 부슈 3 (생선 알 카나페)".
12.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오르되브르 (베이컨과 달걀)".
13.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스타터 (푸아그라)".
14.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메인 (라비올리)".
15.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메인 (구운 넙치)".
16.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메인 (구운 비둘기 가슴살)".
17.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메인 (구운 비둘기 다리살)".
18.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디저트 1 (과일 수프)".
19.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디저트 2 (클레멘타인 소르베)".
20. Jang D.S., 2020, "레스토랑 고든 램지 디저트 3 (그랑크뤼 75% 초콜릿)".
21. 레스토랑 고든 램지 페이스북, 2020, "셰프 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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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gside with the official facebook page of Restaurant Gordon Ram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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