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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Motivation Monday - 생각²

런던 추억 4. 런던 철도.

24 AUG. 20.
written by Jang D.S.
No. 35M20


Calling at 'London Paddington' only.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London Heathrow International Airport)에 가 본 적 있나요? 만약, 우리나라에서 직항 노선을 이용해서 런던에 이동한다면, 저녁에 히드로에 도착하게 되죠. 런던 시내로 이동하려면, '히드로 익스프레스(Heathrow Express)'를 타야 합니다. 그 때,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있죠.

 

"Platform 2 for 19:17 Heathrow Express service to London Paddington, calling at London Paddington only."

 

우리나라 지하철·철도 방송에서는 'service'와 'call'이라는 동사를 잘 쓰지 않는데, 확실히 영국은 다른가 봅니다. 의역해 보자면, "2번 승강장으로, 19시 17분에 히드로 국제 공항을 출발하여 런던 패딩턴 역으로 무정차 직행하는 히드로 익스프레스가 들어옵니다," 정도 되겠군요. 이미 짐작했겠지만, 이번 추억은 런던의 철도입니다. 영국에 처음 입국하면서 만나고, 귀국하며 마지막을 장식하는 존재가 런던 철도인 만큼, 더욱 큰 의미로 와 닿습니다.

 

런던 언더그라운드.

런던에서 지하철을 부르는 말은 꽤 다양합니다. 공식적인 명칭은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입니다. 문자 그대로 땅 아래로 다닌다는 뜻이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지하철을 부를 때는 '튜브(tube))라 합니다. 지하철의 모양을 본따 말하는 건데, 런던 교통공사(Transport for London, TfL)마저 그렇게 부르죠. 땅 위로만 달리는 지하철의 경우, '오버그라운드(overground)'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런던 지하철

런던 지하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무려 1863년 1월에 개통되었습니다. 이 때, 우리나라는 조선 철종 14년이었으니, 동시대가 맞는지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때 지하철은 기차를 단순히 지하로 다니게 한 셈이었지만, 말이죠. 당시 산업 혁명으로 땅 위는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공장이 생기고, 마차가 끊임 없이 다니며 복잡해졌죠. 기차가 다니기 어려웠기 때문에, 땅 아래로 달리게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하철'이라는 개념으로 실현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긴 탓에 최신 시설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지금도 꾸준히 유지·보수 중이지만, 아직 낡은 역사 시설과 철도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리 지하철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쾌적한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역 승강장에 서 있으면, 마치 영국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주기도 합니다. TV나 영화에서나 보던 역 안에 서 있으면,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주기 때문이죠.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은 런던의 마이다 베일 역(Maida Vale Station)에서 촬영했었죠. 영화 속의 특별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별한 점은, 철로 바로 옆에 건물들이 꽤 많다는 점입니다. 4-5층짜리 건물이 있거나, 철로를 마주하고 창문을 낸 집이 있기도 하죠. 건물 사이를 관통하기도 하고, 벽 바로 옆에 붙어 있기도 합니다. 시끄럽고 먼지도 많이 날 텐데, 집을 먼저 지은 건지, 철도를 먼저 지은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과연, 생활하기 편할까요?

 

가령, 런던 브리지(London Bridge)를 건너 바로 마주한 '더 샤드 런던(The Shard London)'과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 근처를 가로지르는 '쥬빌리 라인(Jubilee Line)'을 봐도 그렇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우리나라 2호선의 지상 구간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달리 별도의 방음벽 같은 구조물이 없고, 건물과 굉장히 가까이 붙어 있죠.

 

불과 5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10분마다 한 대씩 지하철이 지나다닌다면, 시끄럽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과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동시에 지하철이나 기차를 좋아한다면, 저런 곳에서 살고 싶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런던 지하철의 요금 체계는 꽤 복잡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거리비례가 아니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런던 시내 전체를 여러 '구역(zone)'으로 나누어, 중심을 1구역, 변두리로 갈수록 9구역까지로 구분해서 요금을 책정하죠.

 

문제점은, 구역마다 요금도 천차만별입니다. 런던 중심지, 다시 말해 관광지 대부분이 모여 있는 구역인 1-2구역은 기본 요금이 오이스터 카드를 기준으로 GBP2.4(약 KRW 3,800)입니다. 하지만, 중간에 3구역 등 외부를 조금이라도 이용하게 된다면, 요금은 더 비싸집니다. 런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가격은 비싸진다는 뜻이죠.

 

가령, 1구역에서 6구역까지 이동하면, GBP6(약 KRW9,500), 2구역에서 6구역까지 이동하면 GBP5.9(약 KRW9,000) 정도입니다. 상당히 비싸죠. 그러나, 관광이 목적이라면, 대부분 1-2구역 내에서 이동할 텐데, 3구역을 거치지 않고 조금 돌아 가더라도 같은 구역 내에서 이동하는 게 훨씬 저렴하고 합리적입니다. 물론, 지하철보다 버스를 타는 게 훨신 저렴하고 편리하죠.

 

런던 레일웨이.

지하철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것, 바로 기차죠. 영국의 기차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산업 혁명의 원동력과도 같았던 증기 기관의 산물이었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유로, 곳곳에 철도가 깔려 있고, 영국 각지로 이동하는 기차 여행 역시 해 볼 만합니다. 우리나라 기차와는 또다른 매력을 갖고 있죠.

런던 킹스 크로스 역

역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나라 기차 역과는 꽤 다르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은 런던 킹스 크로스 역(King's Cross Station)입니다. 역사 내에서 철로가 끝나는 지점이 있다는 게 특징이죠. 이러한 구조는 열차가 들어왔다가, 같은 방향으로 나가기 때문에, 승객들의 이동이 훨씬 편리합니다.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런던에 자리하고 있는 모든 역이 거의 같은 형태입니다. 런던 브리지 역(London Bridge Station), 워털루 역(Wataloo Station), 차링 크로스 역(Charing Cross Station), 유스턴 역(Euston Station), 빅토리아 역(Victoria Station), 패딩턴 역(Paddington Station) 모두 같은 구조입니다. 심지어는 영국을 벗어나 암스테르담이나 파리로 이동할 수 있는 세인트 판크라스 국제 역(St. Pancras International Station)까지도 같은 구조입니다.

 

기차 내부 모습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하지만 기차 내 시트의 배열은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가령, 역방향 시트 배치가 있다거나, 또는 2-2 배열이 아니라 1-3 등 독특한 구조가 있기도 하죠.

 

히드로 국제공항에서 런던으로 들어오는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제외하고, 패딩턴 역에서 옥스퍼드(Oxford)로 향할 때 기차를 탔습니다. 옥스퍼드로 향하는 기차는 GWR(Great Western Railway) 회사에서 운행하는 짙은 녹색 기차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나라의 ITX-새마을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점이 있었죠. 바로 예약 안내 시스템이 자리마다 부착되어 있습니다. 창 위쪽으로 각 자리의 예약 상태를 표시해 주는 빨간 등이 하나씩 붙어 있었습니다. 이 예약 상태는 역에서 티켓을 산 사람들이 아니라, 미리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서 예약한 사람들의 예약 정보만 나타내 줍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예약한 좌석과 다른 곳에 앉을 일도 없고, 예약 승객에 대한 검표도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미리 예약한 고객은 자리를 찾기도 쉽겠죠. 좌석 위쪽의 빨간 등을 보고 찾아 가면 될 테니까 말이죠.

 

런던 지하철

런던의 지하철과 철도, 매우 편리합니다. 잘못하면, 여러 구역(zone)을 거치면서 돈을 엄청 낼 수도 있지만, 알고 타면 굉장히 편리하죠. 런던을 여행하는 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 줄 런던의 철도, 그리고 지난 편에서 다루어 본 런던 버스까지 스마트하게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Reference.

1) Jang D.S.

더보기

Figure 1. Jang D.S., 2020, "런던 지하철 (1)".
Figure 2. Jang D.S., 2020, "런던 지하철 역의 수많은 전기 배선".
Figure 3. Jang D.S., 2020, "런던 브리지 역으로 향하는 다리".
Figure 4. Jang D.S., 2020, "런던 지하철 (2)".
Figure 5. Jang D.S., 2020, "런던 킹스 크로스 역".
Figure 6. Jang D.S., 2020, "옥스퍼드 행 기차".
Figure 7. Jang D.S., 2020, "기차 내부의 예약 확인 시스템".
Figure 8. Jang D.S., 2020, "런던 지하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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