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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Motivation Monday - 생각²

이등병의 편지.

15 FEB. 21.
written by Jang D.S.
No. 08M21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오늘, 2021년 02월 15일 월요일, 친한 동생이 군에 입영했습니다. 충청남도 논산에 있는 육군 훈련소로 입영했죠. 어제 저녁, 머리를 짧게 깎고 나타나, 잠깐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오늘 입영 직전에 전화가 왔습니다. 군필 선배로서 공감이 되면서도, 마냥 귀엽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요?

 

사실, 20대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게 바로 '군대'죠.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수능이 끝난 뒤, 진정한 '성인'이 된 남자들은 결국 군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신세가 됩니다. 때문에, 누군가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같은 말을 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군필자는 모두 알고 있죠, 군대는 결코 즐길 수 없는 곳임을.

 

코로나 상황의 군대, 어떻게 바뀌었을까?

사실, 기초 군사 교육을 받는 '훈련소' 가운데 가장 큰 육군 훈련소는 군기를 잡는다고 소문이 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굉장히 많은 인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통제가 필요할 수밖에 없죠. 그러나, 최근 코로나 상황이 아직 사그라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초 군사 교육 역시 수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입영할 당시만 하더라도 6주 기초 군사 교육을 받았는데, 군 복무 기간이 단축되면서 5주로 줄어들었습니다. 먼저, 입소대대에서 기초 보급품을 수령하고, 일주일 내 육군 훈련소로 이동하여 1-2주차에는 정신 교육과 제식 훈련 등 기초 교육을 받게 됩니다. 이후 3-5주차에는 개인화기 관리, 사격, 화생방, 수류탄, 각개전투, 행군 등 훈련을 받게 됩니다. 훈련 순서는 큰 틀에서는 정해져 있지만, 연대, 중대별로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걸 하는지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될 듯합니다.

 

그러나 복병이 있죠, 바로 '코로나바이러스'입니다. 2020년 초, 중국에서 시작된 엄청난 바이러스는 1년이 지나도록 전 세계를 휘어잡고 있습니다. 특히, 육군 훈련소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서 지내야 하는 곳에서는 더욱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죠. 그래서 수많은 사람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하여 격리 기간을 갖고, 커튼을 쳐서 지낸다고 합니다. 사실 상 효과는 없는 셈이지만, 그래도 입영은 이루어져야 할 테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죠.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군 복무를 위해 힘쓰는 군인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통화.

짧은 마지막 통화를 하면서, 꽤 많은 걸 느꼈습니다. 입영하기 직전, 마지막까지 생각나는 사람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 대부분이었죠. 만 3년 동안 알고 지낸 그 인연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에 다녀 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입영 직전에는 마음이 착잡하고 혼란스럽습니다. 그 와중에 생각나는 사람은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죠. 그 가운데 있을 수 있다는 건, 개인적으로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사실, 군대에 다녀 오면서 인간 관계를 정리하게 됩니다. 한 동안 연락이 거의 단절하다시피 되기 때문이죠. 자주 볼 수도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을 겪고도 남게 되는 인연은 더욱 단단하고 끈끈해지기 마련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낯선 환경에서 군 생활의 첫 밤을 보내야 할 동생이 무탈하게 전역하기를 바라 봅니다.

 

Reference.

1) 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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